산에서 마주친 충격적인 풍경
지난주 북한산에 올랐을 때 놀라운 광경을 봤어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하얀 운동화에 청바지, 그리고 평범한 후드티를 입고 정상을 향해 가고 있었거든요. 옆에선 50대 아저씨가 전문 등산복을 완벽하게 갖춰 입고 계셨는데, 둘의 대조가 정말 극명했어요.
"저 사람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잠시, 그 여성은 아저씨보다 훨씬 가볍게 산을 오르고 있었어요. 심지어 중간중간 사진까지 찍으며 여유롭게 말이죠.
이게 바로 요즘 MZ세대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등산 문화예요.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의외로 유행하고 있는 것이 바로 등산복 스타일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적인 등산복과는 완전히 달라요.
전문 등산복 vs 일상복, 진짜 차이점은?
가격부터 다른 현실
전문 등산복 한 벌을 맞추려면 최소 30만원은 들어가요. 상의, 하의, 신발까지 합치면 50만원도 훌쩍 넘어가죠. 반면 일상복으로 등산하는 MZ세대들은 어떨까요?
- 운동화: 5~10만원 (나이키, 아디다스 등)
- 레깅스: 2~3만원 (유니클로, 다이소 등)
- 상의: 1~2만원 (기본 티셔츠, 후드티)
- 총 비용: 10~15만원
비용 차이가 무려 3배예요. 대학생이나 직장 초년생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줄어드는 거죠.
스타일의 혁명
요가할 때 주로 입는 레깅스를 착용하고 그 위에 긴 양말을 신고, 벙거지 모자나 컬러풀한 신발로 포인트를 주는 스타일이 대표적이에요.
기존 등산복이 기능성 위주였다면, MZ세대는 "예쁘게 입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요.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 #등산코디 태그를 검색해보면 정말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스타일들을 볼 수 있어요.
일상복 등산의 숨겨진 장점들
1. 다목적성의 승리
전문 등산복은 산에서만 입어요. 하지만 일상복으로 등산을 하면 산행 후 바로 카페에 가거나, 친구들과 만날 수 있어요. 옷 갈아입을 필요가 없으니까 시간도 절약되고 편해요.
한 20대 직장인 김민지씨(26세)는 "토요일 아침 등산하고 바로 친구들과 브런치 먹으러 가는데, 일상복으로 등산하면 갈아입을 시간도 필요 없고 자연스러워요"라고 말했어요.
2. 심리적 부담감 제거
전문 등산복을 입으면 왠지 "제대로 등산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겨요. 하지만 일상복이면 "그냥 산책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시작할 수 있어요.
3. SNS 친화적
요즘 젊은 세대에게 SNS 인증샷은 필수예요. 전문 등산복보다는 일상복이 훨씬 자연스럽고 예쁜 사진이 나와요. 산에서도 스타일리쉬하게 보이고 싶어하는 젊은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죠.
안전은 괜찮을까? 전문가들의 의견
짧은 거리 등산이라면 OK
등산 전문가들은 "2~3시간 정도의 짧은 코스라면 일상복도 괜찮다"고 말해요. 북한산 둘레길, 남산, 안산 같은 도심 근처 산들은 길도 잘 정비되어 있고 응급상황 시 대응도 빨라요.
하지만 주의할 점들
- 신발: 운동화라도 밑창이 두껍고 미끄럽지 않은 것 선택
- 날씨: 비 오는 날이나 겨울철은 피하기
- 코스: 3시간 이상 걸리는 긴 코스는 전문 장비 필요
- 레이어링: 체온조절 위해 얇은 겉옷 준비
실제 MZ세대 등산러들의 생생한 후기
대학생 이지훈씨(23세)의 경우
"처음엔 등산복 사려고 했는데 너무 비싸더라고요. 그래서 평소 입던 츄리닝에 운동화로 도봉산 갔는데 전혀 문제없었어요. 오히려 몸이 더 편하고 자유로운 느낌이었어요."
직장인 박소영씨(28세)의 경우
"회사 동료들과 매주 토요일 등산 모임을 해요. 처음엔 등산복 입고 갔는데, 등산 후 같이 밥 먹으러 가면 혼자만 등산복이라 어색하더라고요. 지금은 예쁜 운동복 입고 가는데 훨씬 만족해요."
브랜드들도 주목한 캐주얼 하이킹 트렌드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이런 변화를 놓치지 않았어요. 최근에는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어반 아웃도어' 라인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어요.
- 네파: 일상복처럼 예쁜 디자인의 경량 재킷 출시
- 컬럼비아: 캐주얼한 느낌의 하이킹 신발 라인 확대
- 노스페이스: 스트리트 패션과 결합한 어반 컬렉션 인기
젊은 등산객을 위한 '어스 컬러' 스타일링이 인기를 끌면서, 기존의 화려한 색상 대신 베이지, 카키, 브라운 같은 자연스러운 색상이 트렌드가 되었어요.
일상복 등산, 이렇게 하면 완벽해요
상의 선택 가이드
- 봄/가을: 얇은 긴팔 티셔츠 + 가벼운 집업
- 여름: 흡습속건 소재의 반팔 (면 소재는 피하기)
- 겨울: 얇은 패딩 + 목폴라 (너무 두꺼우면 움직임 불편)
하의 추천
- 레깅스: 신축성 좋고 움직임 편한 요가복용
- 조거팬츠: 캐주얼하면서도 활동성 좋음
- 청바지: 스키니보다는 여유 있는 핏 선택
반바지에 등산 타이츠나 레깅스를 더하는 스타일도 여름철에 인기가 많아요.
신발의 핵심
운동화를 선택할 때는 이 3가지만 기억하세요:
- 밑창: 홈이 깊고 미끄럽지 않은 것
- 쿠셔닝: 발바닥 충격 흡수 기능
- 핏: 발가락 여유 공간 확보
캐주얼 하이킹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등산 문화
접근성의 혁명
전문 장비 없어도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등산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요. 특히 20~30대 여성 등산객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해요.
소셜 미디어와의 결합
예쁜 일상복으로 등산하면서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 인증샷을 올리는 문화가 자리 잡았어요. 이는 또 다른 사람들에게 "나도 해볼까?"라는 동기를 제공하고 있어요.
등산의 일상화
주말 특별한 활동이었던 등산이 평일 저녁이나 출근 전 아침에도 가능한 일상 활동으로 변하고 있어요.
앞으로의 전망
캐주얼 하이킹 트렌드는 계속 확산될 것 같아요. 특히 다음과 같은 변화들이 예상돼요:
- 브랜드 경계 모호화: 스포츠웨어와 일상복의 경계가 더욱 흐려질 것
- 기술 발전: 일상복 같은 디자인에 고기능성을 더한 제품들 증가
- 등산 문화 변화: 더 캐주얼하고 접근하기 쉬운 방향으로 발전
결국 "어떻게 입느냐"보다는 "안전하게 즐기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전문 등산복도 좋고, 일상복도 좋아요.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로 산을 즐기면 되는 거니까요.
다만 안전만큼은 절대 타협하지 마세요. 일상복으로 등산할 때도 기본적인 안전 수칙은 꼭 지켜주시길 바라요. 산은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까요.